2010년 2월 28일 일요일

10. 02. 27 GS전

1. 이게 정말 공격축구?

 

왕쌤! 공격만 하는게 공격축구인가요?? 어제 경기보고 변병주가 우리 감독으로 와있는줄 알았다. 수비가 전혀 안돼. 전반 5분만에 데얀에게 먹은 골은 정말 굴욕적인 것이었고 이후 두번째, 세번째 골도 모두 수비조직력이 흔들리면서 먹은 골이었다.

 

공격력은 확실히 좋아졌다. 알레, 바벨은 상상 이상으로 잘해주고 박성호도 이번 시즌 컨디션이 좋을거 같은 예감이다.

 

어제 김한섭 - 정형준 - 이호 - 우승제 가 포백을 이뤘는데 정형준, 이호는 프로 통산 두번째 경기에 나섰다. 이 둘은 시종일관 실수를 해대며 개막전을 찾은 만여명의 팬들을 가슴 아프게 했는데 박정혜가 그리울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일 모르는거라는 교훈을 남겼다.

 

이들의 계속되는 실책 이외에도 5골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건 미들 라인이었다. GS는 올시즌을 맞아 측면 자원을 엄청나게 보강했다. 그럼에도 대전은 GS의 측면 공격을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어제 경기 가장 큰 패인은 미들 압박의 실종이다. 대전은 김성준, 이현웅, 바벨을 중앙에 배치해 공격을 풀어갔는데 이 셋 모두 수비에 큰 재능을 가진 선수들은 아니다. 김성준의 공격 전개 능력은 이미 팀내 최고지만 수비시의 성실함에선 낙제점이다. 후반 김성준을 후방에 배치해 수비적인 롤을 부여하는 순간 팀은 자멸했다. 권집의 부재가 아쉬운 대목이었다.

 

또 2선에서의 수비 가담이 너무 없다. 두번째 실점 장면에서 중앙 수비가 어정쩡하게 걷어낸 볼이 GS 의 에스테베즈에게로 흘렀고 마크가 없는 상태에서 슈팅을 날렸다. 에스테베즈는 2선에서 침투하며 기회를 만들었는데 우리 2선은 왜 그를 놓쳤나? 최종수비라인과 2선 미들라인과의 소통이 정말 되고있는건지 궁금한 대목이었다.

 

2.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올시즌 대전의 공격진은 막강하다. 바벨과 알레는 이미 리그 최고 수준의 용병으로 자리잡았고 박성호도 이제서야(?) 최전방 톱다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고창현은 공격력도 공격력이지만 수비시 악착같이 가담하며 팀에 보탬이 됐고 김성준, 이현웅의 공격 가담 능력과 볼 전개 능력도 상상 이상이었다. 이현웅은 프로 데뷔전에서 골을 넣으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는데 황진산, 이경환 등 또래 동료 선수들과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신예 곽창희가 연습경기에서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권혁진의 조기 제대는 팀 공격력에 큰 힘을 실어줄 것이다.

 

 

팀을 새로 키운다는 것, 특히나 수비조직력을 다듬는다는 것은 한두시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직은 기다릴 때이지만 아쉬운건 신예 선수들 위주의 보강은 어제 경기와같은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이 더 들더라도 한명 정도는 경험 많은 수비수 전문 자원을 영입했어야 한다. 이 점이 상당히 아쉽다.

 

어쨌든 왕쌤, 윤덕여 코치님, 그리고 선수들 믿습니다!

2010년 2월 26일 금요일

영화 몇편

데이비드 게일(The Life Of David Gale , 2003) - 앨런 파커

 

본지는 꽤 된 영화다. 이렇게 포스팅하는 이유는 오늘 계속해서 위헌 논란이 있던 사형제도가 합헌 판결이 났기 때문이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난 사형제도에 반대한다. 입이 거친탓에 "저런 놈은 죽어야돼" 라는 말을 자주하긴 하지만 전 인류가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범죄자에게도 인권이 있다느니 생명의 고귀함이라느니 원론적인 이야기들을 차치하고서라도 사형제도를 존속시키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사형제도가 공권력이 사회 구성원의 목숨을 박탈한다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충분히 악용될 수 있는 구조다. 물론 사회를 유지하는데 있어 처벌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처벌이라함은 범죄자나 부적응자들의 재사회화를 의미하는 것이지 영구히 사회에서 추방하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니다. 법은 사회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가는데' 전제를 둔 것이지 그 외 상황까지 관할할 수는 없는 것이다.

 

흔히들 반전 영화로 알려져 있는 <데이비드 게일>은 사형제도의 맹점을 데이비드 게일이란 인물의 삶을 통해 조명하고 있다. 영화는 오해와 실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이 법이란 도구로 타인의 목숨을 빼앗는 행위에 일말의 오해와 실수가 존재할수 없다는 것은 인간들의 지독한 오만이다. 바로 이 점에 대해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 사형제도에 대해 찬성하시는 분들의 의견에도 타당성은 있다. 다만 인간은 늘 실수하는 존재라는 것을 그들이 인지해줬으면 한다.

 

평행이론 (Parallel Life , 2010) - 권호영

 

여친님과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본 영화. 공포영화 <어느날 갑자기>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권호영 감독의 작품답게 러닝 타임 내내 공포영화에서나 볼 법한 효과들이 관객을 놀라게 한다. 제법 흥미로운 소재를 잡았으나 영화에 매력적으로 입히는데는 실패한듯 하다. 스릴러 영화를 쓰기에는 감독의 내공이 아직 약하다는 말이다. 물론 공포영화라고 글이 후져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스릴러 영화 자체가 관객과 스크린 속 배우가 함께 사건을 풀어나가는 매력을 지니기 때문에 스릴러 영화의 글이 여타 다른 장르의 영화의 글보다 세밀함과 정교함을 요할수 밖에 없다. 아쉽게도 <평행이론>은 좋은 소재를 좋은 글로 살리지 못했는데 떨어지는 몰입도를 붙잡기 위해 공포영화의 연출법을 덕지덕지 붙여놨고 막판의 반전을 위해 억지로 스토리를 비틀어댔다. 다행히 전체적인 틀이 흔들리진 않았지만 세세한 설정이 약해서 영화가 끝나도 개운한 맛이 없다. 즉, 스릴러다운 맛이 전혀 없는 영화다. 스릴러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각종 고전 공포영화의 오마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공포영화의 소스는 충실히 담고 있다. 공포영화를, 그중에서도 고전의 추억을 느끼고 싶은 분이 있다면 강추다.

 

캐딜락 레코즈 (Cadillac Records , 2008) - 다넬 마틴

 

지금이야 추억의 기종인 캐딜락이 최신 기종이던 시절이 있었다. 캐딜락을 몰 수 있느냐를 성공의 기준으로 잡을만큼 캐딜락이 굉장한 차였던 시절이 있었다. <캐딜락 레코즈>는 그 시절을 살아갔던 흑인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무디 워터스에서 하울링 울프, 에타 제임스,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에 이르기까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미국 음악계를 조명하고 있다. <캐딜락 레코즈>는 여느 음악영화가 그러하듯 노래 잘하는 배우들을 대거 섭외해 풍성한 들을거리를 제공한다. 다만 아쉽게도 영화다운 맛은 없다. "이 영화는 실화입니다" 라는 엄숙한 자막으로 시작하는 <캐딜락 레코즈>는 인물간의 갈등구조나 스토리의 전환과 같은 극적 요소를 배제하고 정말 실화를 실화처럼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지루하고 밋밋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블루스에서 로큰롤, 그리고 락으로 이어지는 팝음악계의 계보를 시청각 자료로 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 이상을 기대하고 보지는 말자.

 

한가지 에피소드를 덧붙이자면, 에타 제임스 역을 맡았던 비욘세 놀즈는 자신이 연기한 생존 인물에게 엄청난 혹평을 들어야 했다. 재미있는건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라 노래를 못해서 혹평을 들은 것. 극중에 비욘세가 에타 제임스의 명곡 At Last 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에타 제임스는 내 노래를 그따위로 밖에 못부르느냐고 혹평을 했다고 한다. 비욘세도 노래 꽤나 하는 가수인데 대선배 가수의 혹평 앞에 어떤 기분이었을까. 선배의 노래를 부른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2010년 2월 23일 화요일

몇가지 근황

1. 2010학번이 입학했다. 무려 91년생이란다. 우와... 나도 나이 많이 먹었구나 라고 실감하는 순간. 나 1,2학년 다닐 때 90년대 학번이었던 형들이 우리가 너네랑 놀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라는 말을 했었는데 이제 내가 그 형들이 했던 말을 새내기들에게 하고 있는걸 발견하니 기분이 묘하더라. 내가 상상해온 어른의, 선배의 모습과 난 얼마나 닮아 있을까.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2. 악연도 인연이라고 얼굴 마주치기 굉장히 껄끄러운 사람이 옆옆 방으로 이사왔다. 서로 얼굴 마주쳐서 좋을게 없는 사이인데 무슨 인연으로 같은 고시원에 살게 됐는지 신기할 뿐이다. 학교 앞에 즐비한 하고많은 고시원 중에 하필 이 고시원에 오게되다니... 난 적을 만들지 않는 성격이기 때문에 한번 싫어하게된 상대는 지구가 반쪽 나도 싫어한다. 다시 좋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너무나 냉랭하게 상대를 대하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면 최대한 피하는 주의다. 주위 사람들은 너네 전생에 부부였나보다 라며 즐거워했지만 기분이 영 좋지 않다.

 

3. 여자친구가 돌아왔다. 2006년부터 연애를 시작했으니 햇수로 5년째다. 여자친구가 해외에 가있던 기간과 내가 군복무했던 시기를 빼더라도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해왔다. 이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굉장히 편한 상대가 됐다는걸 느낀다. 혹자는 연애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서로에 대한 신비감 내지는 비밀을 간직해야만 오랜 기간 사랑할 수 있다고 하는데 워낙 둔한 성격이라 지능적인 연애를 할 자신은 없다. 다만 지금처럼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오랜 시간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2010년 2월 18일 목요일

Andrew W.K - Party Hard

긴 방학을 끝내고 학교로 돌아왔다. 개강까진 2주가량 남았으니 뭐든 미리 준비해야한다는 주의기 때문에 일찍 올라왔다. 실은 집에서 워낙 심심해서 무리해서 일찍 올라왔다. 참 결심이 많았다. 하던 영어 공부도 꾸준히 하고 도서관가서 책도 빌려야되겠다고 다짐하고 올라왔건만 오자마자 와우를 이틀 해버리는 바람에 계획은 수포로. 마음 먹은걸 이루면서 사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한번 느낀 몇일간이었다. 어쨌든 2010년 새학기도 즐겁게 공부하고 좋은 사람 많이 만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매일매일이 파티인 것처럼.

 

2010년 2월 10일 수요일

Anita Baker - You're My Everything

얼마전 인터넷에서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카더라 통신이어서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일명 루저녀로 알려진 홍익대 그녀가 인턴 입사 하루만에 해고 됐다는 것. 회사 높은 분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도 있고 타사에선 아예 입사 지원서도 받지 않았다는 말도 있는데 사실이라면 씁쓸한 일이다. 분명 그녀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신체적 조건 하나로 사람을 평가하는 그녀의 사고방식 자체도 글러먹었으며 그 글러먹은 생각을 방송에 출연해 당당하게 밝혀 타인에게 상처를 줬기 때문에 그녀는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는 나이에 자신의 인생에 걸림돌이 될 실수를 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Chapter8 의 일원으로 데뷔해 1983년 솔로 앨범을 발매한 Anita Baker 는 누구보다 풍부한 감성을 지닌 보컬이다. 컨템퍼러리 재즈를 기반으로 한 R&B 사운드를 히트시키는데 큰 공을 세운 그녀는 88, 90, 95년 그래미 최우수 여성 R&B 보컬상을 수상했다. 안정적인 중저음과 탁월한 감정 표현, 그리고 중성적인 보이스로 많은 사랑을 받은 Anita Baker 의 키는? 프로필 상으로 150cm. 58년생이고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분명 작은 키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작은 체구를 한껏 울려 노래하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다 못해 황홀하기까지 하다. 홍대 루저녀에서 어쩌다가 Anita Baker 로 넘어오긴 했는데 키 작은 이들도, 키 큰 이들도 모두가 아름답다.

 

 

2010년 2월 7일 일요일

배철수 아저씨가 뽑은 100개의 음반

http://music.aladdin.co.kr/shop/wbrowse.aspx?CID=36872&BrowseTarget=List

 

배철수의 음악캠프 20주년을 기념해서 배철수 아저씨가 직접 선정한 100개의 팝 명반들이다. 짧지만 위트있는 커멘트가 인상적이다. 배철수 아저씨 주관적 견해가 강한지라 종전에 우리가 봐왔던 음악 전문 잡지나 평론가들의 칼럼에 이름을 올리던 음반이 빠져있는 경우도 있고 의외의 음반이 들어와있는 경우도 있다. 하기사 음반이 좋고 나쁘고를 판단하는데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할수 없겠지만. 대강 살펴보니 들어본 앨범이 반도 안되는거 같은데 이번 기회에 하나하나 들어봐야 겠다.

 

굳이 팝을 들어야 하느냐?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내 음악취향을 남에게 걍요하거나 추천하는 편은 아닌데도 이런 질문을 받는 이유가 뭘까. 내가 굉장히 토속적으로 생겨서일까. 어쨌든 난 음악 듣는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팝 음악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음계 체계는 서구에서 온 것이다. 개항기 서구 음악의 유입과 함께 나타난 창가문학의 발생과정과 가사문학의 변모양상을 억지로 끼워맞춰 말을 만들면 우리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의 이음새를 찾을 수 있겠지만 굳이 이런 억지를 부려가며 역사를 재구성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확실히 서구음악은 우리에게 새로운 것이고 우리가 그 양식을 받아들여 수용하게 된 것은 100년이 채 되지 않앗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 팝 음악을 통해 배울 것이 많다. 그들이 갖고 있는 음악시장의 인프라나 팬으로서 음악을 향유하는 자세와 창작자, 제작자로서 음악을 만드는 자세 등 아직은 그들을 벤치마킹할 때다. 몇몇 가수가 해외에서 활약한도고 해서 우리 음악 수준이 크게 진일보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퇴보한 부분이 더 많은데 배우려는 자세는 과거보다 많이 사라졌다.

 

인디밴드의 음악을 도둑질해서 버젓이 메이저에 나와 당당히 1위를 차지하는 신인이 있질 않나 천재니 싱어송라이터니 하는 감당하지도 못할 허울에 시달려 유명 곡들을 교묘히 짜집기 해서 자기가 만든 것인양 으스대는 비양심적 양아치도 있다. 노래를 하기 위해 가수가 된 것이 아니라 연예계에 진출하기 위해 가수를 한다. 공연이 아닌 방송에서 자신을 증명하려 한다. 방송이 자신의 음악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생계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건 한국 방송산업의 특성을 고려하고서라도 이해할 수 없는 맥락이다.

 

아직은 배울 때다. 이렇게 말하면 문화의 상대성을 들먹이며 서구의 것은 양질의 문화고 국산은 저질 문화냐고 투덜대는 이들이 있다. 그런게 아니라 대중음악이라는 거대한 범주 내에서 수준 높은 것과 수준 낮은 것을 따지자는 것이다. 예술 작품들 간에는 분명 수준 격차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차르트같은 천재가 여러 전설과 함께 오랜 시간 기억되는 것이다. 수준 높은, 더 잘 된 음악을 듣고 지금 우리가 얼마나 허접한 음악들을 듣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괜히 옛날이 좋았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이렇진 않았다. 그래서 더욱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