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겼다. 리그에서 울산을 이겨본게 언제였나. 적어도 내가 대전이란 팀을 지지하고부터는 없었던거 같다. 기나긴 시간 시종일관, 만나는 족족 승점을 털어갔던 울산을 홈에서 기분 좋게 이겼다. 종료 직전 터진 고창현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원정 경기까지의 승점을 합치면 무려 4점. 울산을 상대로 시즌 1점만 승점을 얻어도 선방했다는 생각을 했는데 올해는 무려 4점이나 승점을 벌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올 시즌은 기억에 남을만한 시즌이 될 것이다.
울산은 승부를 너무 재촉했다. 무리한 슈팅과 무리한 돌파, 김정남 감독 시절의 끈끈함이 거의 사라진듯한 모습을 보였다. 좋은 측면 자원들을 보여한 탓에 많은 크로스를 올렸으나 결정적인 슈팅으로는 연결 짓지 못했다. 대전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안한 부분인데 측면 공격에 대한 최고의 대응은 첫번째가 미들 압박을 통해 측면으로 투입되는 공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고 두번째가 상대 선수가 정확한 크로스를 올리지 못하게 공간을 지키고 서있는 것이며 마지막이 크로스 올라오는 공을 좋은 위치선정으로 끊어내는 것이다. 미들 라인에서의 촘촘한 압박이 요구되는데 이성운이 결장하면 그 공백이 너무나 크다. 하루바삐 이성운의 롤을 대체할만한 수비자원을 구해야 한다.
박정혜는 아무리봐도 프로 선수로서 기량 미달이다. 기본기라고는 찾아볼수가 없고 축구 상식이라는게 존재하지 않는듯한, 생각없는 플레이를 한다. 결국 후반 이윤표와 교체됐는데 그 교체 시기가 좀 더 빨랐어야 한다고 본다. 가장 부실한 포지션인 왼쪽 사이드백은 내년 드래프트나 이적 시장을 통해 필히 보강해야한다. 주로 왼쪽 측면 수비로 플레이하는 양정민, 김민섭은 기량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경험까지 없는 신인 선수라 주전으로 뛰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전은 본래 김은중의 팀이었다. 그리고 데닐손의 팀이었고 현재는 고창현의 팀이다. 이들은 모두 공격을 마무리 지어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들인데 현재 대전의 공격은 날카로움이 없다. 고창현의 부재가 공격에서 너무나 부각된다. 박성호는 기복이 심한 선수다. 잘할 때는 신기 들린듯한 플레이를 보여주지만 어제같은 날은 프로 이하의 실력을 보여준다. 새로 영입한 77번 알레는 테크닉이 좋은 선수로 고창현의 짝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고창현이 복귀하고 알레가 좀 더 팀에 적응하게 되면 남은 경기에서 분명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박성호의 분발을 요한다.
드디어 울산을 잡았다. 이제 성남 원정. 모란의 저주를 깰 차례다. 너무나 힘들었던 대전의 2009년, 전화위복이 되어 그간 우리를 괴롭혔던 징크스를 모조리 깨버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