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8일 화요일

경기장은 추억을 줘야한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 중에 정작 야구 룰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이들이 꽤나 많다. 그들에게 특별한 팀을 응원하지도 않고 룰도 모르는데 왜 야구장을 가느냐라는 질문을 하면 그들은 응원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중 하나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축구보다 야구가 좀 더 대중적인 스포츠라는 것이다. 물론 야구 룰을 아는 사람들보다 축구 룰을 아는 이들이 더 많으며 야구 올림픽 금메달의 추억보다 2002년 월드컵 4강의 추억을 갖고 있는 이들이 더 많지만 아직까지는 야구가 축구보다 인기있는 스포츠다. 난 이 차이는 야구장이 축구장보다 찾은 이들에게 즐겁고 좋은 기억, 흔히들 추억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더 많이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스포츠에 지지하는 팀이 있고 정기적으로 경기장을 찾는 골수팬들 역시 중요하지만 보통의 여가 활동으로 경기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프로 스포츠의 최대 과제다. 어떤 방식이 됐던 프로 경기는 팬들에게 추억을 줘야 한다. 경기 내적으로, 그리고 외적으로.

 

Blueshine 님 블로그에 갔다가 우리 히어로즈가 환경 미화원을 시구자로 섭외했다는 기사를 봤다. 근래에 보기 드문 발전적인 마케팅이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시구를 한 환경 미화원과 그의 가족들은 그날 경기에 이기든 지든 행복한 기억을 안고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야구와는 다르게 축구는 지역 연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역이라고 해봐야 한국의 좁은 땅덩어리에서 얼마나 넓겠는가. 스폰서나 지자체 사장, 혹은 고위 공무원들이 시축을 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나 이 지역의 실제적인 거주자이자 팀을 꾸려나가는데 필수적인 존재인 우리 이웃에게 시축의 추억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외쳐대는 지역 연고 정착에 이만큼 최저 비용에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대전의 문제인데, 우리 팀의 장내 아나운서. 정말 문제 많다. "열심히 뛰고 있는 시티즌 선수들을 위해 격려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매 경기마다 토씨하나 바뀌지 않는 똑같은 멘트를 뱉어내는지 그 귀신같은 정교함에 소름이 돋는다. 한 경기에 찾는 만여명의 관중들을 하나로 묶으려면 서포터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좋아하는 유럽 축구에서도 장내 아나운서의 역할은 대단한데 유벤투스의 경우 장내 아나운서가 출전 선수를 소개할 때 "10번 알레산드로~" 라고 외치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델피에로!" 를 외친다. 비단 델피에로 뿐만 아니라 "11번 파벨~" 에 이은 "네드베드!" 의 선창 후창의 소개 방식을 듣고 있으면 소름이 돋는다. 이미 타 구단은 시작했다. 우리라고 못할게 뭐있나. 필요하다면 벤치마킹해야하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 지체없이 시작해야 한다. 관중이 형편없이 줄고 있다. 성적은 단기간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요인을 찾아야하지 않나.

 

프로 스포츠는 승리와 돈이 전부가 아니다. 팬에게 최고의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해야 한다. 그렇기에 마케팅이 있고 팬들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구단 프런트는 생각해 보라. 과연 팬들이 내는 표값에 합당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

2009년 4월 26일 일요일

09. 04. 26 전북전

조직력이라고 할게 없다.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너무 정적이다. 공격 상황에서 공격진에 가담해서 공격 숫자를 늘려주는 것도 아니고 상대 미들에서 공이 왔다갔다할 때 악바리같이 달라붙는 것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플레이를 하고 있다. 김성준, 이경환은 충분히 가능성있는 선수지만 이성운이 필요하다. 이성운의 복귀가 너무나 시급하고 이경환은 확실히 물건이다. 체력과 피지컬을 시급히 보완해야할 필요가 있다.

 

대전은 고창현 원맨팀이 되어버렸다. 공격은 혼자 다 풀어나가는데 아쉬운건 그 고창현의 짝이 되어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권집이 뒤에서 공격적인 연결을 해주며 고창현의 부담을 줄여줬는데 아쉽게도 부상. 김성준의 분발을 요한다.

 

수비진은 그야말로 개판이다. 프로 경력이 전무하다시피한 이윤표에게 이동국의 전담 마킹을 시킨 것 자체가 문제다. 기량도 기량이거니와 이동국이라는 베테랑 공격수를 막기엔 경험이 너무나 부족하다. 덩달아 박정혜의 커버 역시 좋지 않았다. 왜냐? 우리 측면 수비수들이 워낙에 전북 측면 공격수들에게 시달렸기 때문에. 전북은 전체적으로 미들진에서 사이드로 빠르게 치고 나가는 전형적인 사이드 어택을 구사했다. 1차적으로 전북 사이드 어태커들과의 경합에서 우리 측면 수비수들이 철저하게 농락 당했기에 수비 조직력을 갖출 기회가 없었다. 좌우 윙/풀백의 역할은 독보적이다. 좀 더 경험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올해도 용병 농사는 망했다. 치치는 점점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덩달아 박성호 역시 실망스러울 뿐이다. 고창현만 보인다는 지인의 말이 너무나 와닿았다. 차라리 한재웅과 우승제를 선발로 기용해서 측면 공격을 활발히 했다면 어땠을까. 치치는 현재 대전이 필요로하는 플레이를 해줄 선수는 분명 아니다. 차라리 에릭을 기용한다면 수비를 끌어내고 박스 내에서 강한 몸싸움을 해줄 수 있겠으나 치치는 자신의 기술력에 너무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몸싸움을 피하고 박스 바깥으로 돌며 공격을 지체한다. 내가 알기로 치치 역시 장기 계약인데 우리 영감님 용병 보는 눈 참 더럽게 없는듯.

 

더이상 김호 체제로 가기는 힘들거 같다. 구단도 아마 다음주 홈 포항전에서 결정을 짓겠지. 계약 기간이 남았다고는 하나 더 이르게 감독을 경질하고 새 감독을 물색하는 것이 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극약처방이 될수도 있다. 무엇보다 지금의 대전은, 고유의 강인하고 끈끈한 모습을 상실했다. 우리는 좀 더 강한 팀이다. 그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2009년 4월 24일 금요일

근황

1. 시험 마지막날. 9시부터 시험인데 10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모자 눌러쓰고 미친듯 언덕을 달린 결과, 40분에 도착해서 10분만에 풀어서 냈다. 아무리 절대평가라고 해도 이거 안좋은데... 가뜩이나 재수강하는 과목이라 똥줄 타는데 왜 이런 불상사가... 역시 사람은 방심하면 안된다. 뉴질랜드에서 온 외국인 강사의 수업인데 친한 척 좀 해야겠다. 외국인들은 공사 분명하다? 사람 사는 동네 다 똑같다는게 내 지론이다. 그 양반도 축구 좋아하니 얘기 좀 더 해봐야겠다.

 

2. 갑작스레 내리는 비. 조용필이 노래한 봄비인지, 이제 완연한 봄을 맞이하는 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고보니 내일 주말 단기 알바 마지막 날이구나. 이제 뭘해서 먹고 살지 또 궁리해봐야겠다. 곧 죽어도 집에 손 벌리긴 싫다. 적어도 생활비만은 벌어서 쓰자. 그렇게 다짐하고 올라왔지 않은가. 분명 일거리가 있을 것이다.

 

3. 책이 너무 안읽힌다. 부르디외의 <예술의 규칙>을 빌렸는데 하태환 옮김이란 문구에 치가 떨렸다.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도 이 양반이 번역했는데 온갖 해괴한 문장들 덕분에 구역질을 참아가면서 읽었던 기억이 갑작스레 머리를 스쳐지나가며, 첫장을 펴기가 두렵더라. 아니나 다를까. 어렵다. 불어를 할 줄 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역시나 번역을 봐야되겠지. 교수한테 말했더니 자기 집에 영문 버전이 있을지 모르겠다더라. 꼭 좀 찾아달라고 부탁했는데 글쎄. 워낙 깜빡 깜빡 하는 분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4. 진지하게 대학원을 생각하고 있다. 원래 대학원 진학은 꼭 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취업쪽으로 마음을 굳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 더 공부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아직 확실히 전공을 잡은 것은 아니다. 뭐가 됐든 대중 예술이나 대중 문화쪽으로 공부하고 싶은데 적당한 학과 찾기도 힘들거니와 학계와 업계의 소식을 접할 통로가 없기에 결정이 어렵다. 대학 동기에게 만약 내가 공부를 계속 하면 3류, 속물 학자가 될거 같다는 말을 한적이 있다. 사실 그런 면에 없지 않아 있다. 아니, 무척 많은 점들에서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공부가 하고 싶다.

 

5. 구단 게시판은 오늘도 시끄럽다. 5월 첫째주 금요일 포항과의 홈경기가 있더라. 그간 대전엘 통 못가서 경기장을 못갔는데 이번엔 경기장을 찾아야겠다. 상암가서 성남과 gs 의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었으나 빨리 집에 내려오라는 어무니의 간곡한 부탁과 다 떨어져버린 식량을 보충하기 위해 필히 귀향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으려니, 무척 설렌다.

2009년 4월 21일 화요일

Free TEMPO - Love Will Bring You Back

하필 우산 안가져간 날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시험인지라 아침 일찍 나간게 화근이었다. 꾸물꾸물한 하늘을 보고도 등교를 재촉했던게 화근이었다. 시험보고 나오니 이미 세상은 흠뻑 젖어있었고 쉼없이 빗방울이 지면을 때리고 있었다. 따끈한 칼국수 한그릇을 빌미로 후배와 우산을 같이 썼는데 말이 좋아 같이 쓴거지 가방이며 어깨가 모두 젖어버렸다. 별 수 있나. 얻어쓰는 주제에 이정도도 감사해야지. 비가 오면 생각나는 음식들 이외에도 꼭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곡들이 있다. 중학교 때는 아마도 Casiopea 의 곡이었던거 같다. 고등학교 때는 박혜경. 그리고 요즘은 이 곡. Coldfeet 의 보컬 Lori Fine 은 보이스 컬러가 굉장히 독특한 편에 속하는데 약간 답답한 발성을 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곡에선 그 단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한듯, 쓴 이도 부른 이도, 모두가 훌륭하다. 이제 자야지. 여전히 밖은 비가 내린다.

 

2009년 4월 18일 토요일

지긋지긋한 징크스

드디어 징크스가 깨지나 싶더니... 6년째인가 성남에게 이기지 못한게. 이번만큼은 기대를 걸었는데 아쉽게 2:1로 패배했단다. 이호의 2게임 연속골. 징크스라는게 정말 몸서리쳐질만큼 무섭다.

 

경기는 잘 풀어갔다더라. 기대주 이경환이 골도 넣고. 최은성의 402경기 출전, 최은성 Day 를 승리로 장식했다면 좋았으련만. 대전 관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오늘같은 날씨에 왜 경기장을 찾지 않았을까. 구단은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이는데 관중이 줄어들다니. 가슴이 아프다. 나라도 경기장을 찾았어야 하는데.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선, 열정만으로는 안된다. 앞으로 더 나아지길 간절히 바라본다.

2009년 4월 16일 목요일

교육의 목적

http://news.joins.com/article/aid/2009/04/16/3358182.html?cloc=nnc

 

요즘들어 교육에 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교육론 수업을 들어서일까. 과연 교육의 목적을 뭘까?

 

단순한 학업 성취도를 말하는걸까? 그렇다면 학업 성취도가 가장 높게 나오는 국가의 교육 모델을 답습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교육의 궁극적 지향점일까?

 

꿈같은 얘기지만 아이들을 밝고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리라. 단순 수치로 계산되는 학업성취도 몇점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남녀공학 학교가 우리 아이들의 성장에, 자기계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한번쯤 우리 모두가 생각해봐야할 일이다.

2009년 4월 13일 월요일

Oscar Peterson - Stella By Starlight

뭐이리 할게 많은지. 예전과 조금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 할게 많다는걸 인식하게 되면 조금씩이라도 해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조금씩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난 많이 달라졌다. 그렇게 믿고 싶다. 음악적 기호도 조금은 달라진 것이 예전같았다면 머리를 식히거나 쌓인게 많을 때 과격한 메틀 음악을 들었겠지만 요즘은 재즈를 즐겨 듣는다. 디스토션 사운드보다 스윙 리듬은 한결 가벼운건 사실이나 봄바람처럼 살랑거리는 선율을 듣고 있자면 상당히 기분이 좋아진다. 모두들 음악 한곡 들을 정도의 여유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포스팅해본다.

 

2009년 4월 9일 목요일

근황

1. 내 사랑 전자사전을 잃어버렸다. 수중에 넣기 위해 많은 날을 금연과 금주의 시간을 보내왔는데... 내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ud1. 어디로 갔니. 다시 너를 볼 수 있다면 절대 놓지 않을텐데. 다시 내게 돌아와줄수는 없겠니... 그저 흐르는 눈물만 훔쳐내며 네가 떠난 그 뒷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어. 내 전자사전 집어간 누군가는 평생을 홀로 외로이 방바닥이나 처긁다가 땅으로 돌아가라. 시팔.

 

2. 차이코프스키는 역시 위대한 음악가다. 6번 비창은 므라빈스키의 지휘가 좋다. 감정의 기복이 크며 처절하고, 광기가 느껴지기까지하는 그의 연주에서 뿜어져나오는 힘은 실로 대단하다. 하지만 5번은 카라얀의 단정함이 마음에 든다. 지금은 1번을 듣고 있는데 역시나 대단한 멜로디 메이커다. 화려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으며 매 악장마다 잊혀지지 않는 어프로치들이 가득해서 요즘 짬 날 때마다 듣고 있다. 세상에 들을 음악이 너무나 많다는걸 다시금 느끼고 있다.

 

3. 대학생들에 있어 학점과 학업성취도의 상관 관계는 어느정도일까. 난 인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인지나 취업과 먼땅에 있는 학업을 해야만한다. 하지만 여태껏 단 한번도 후회한적은 없다. 난 유식해지고 싶어서 대하게 왔다. 워낙에 난체하기 좋아하는 성격인데 어디가서 아는척하기 가장 좋은 학문은 누가 뭐래도 인문학이다. 대학에서 무엇을 얻어가야하느냐라고 대한민국 대학생들에게 묻는다면 10에 9은 좋은 직장, 혹은 스펙이라 말할 것이다. 대학은 취업 학원이라고도 한다. 현 세태를 욕할수도 없고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이 4년이란 시간동안 단순히 수치로 환산되는 소수만 얻어간다면 무척 허무할 것이다. 대학생들이 좀 더 자신의 전공에 원론적인, 그리고 담론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 실용적 지식, 실습 ... 과연 무엇이 먼저일까. 바보가 아니면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