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난 처음으로 금연을 해야되겠다고 생각해서 실행에 옮겼고 2010년에도, 2011년에도 계속해서 노력해볼 생각이다. 2009년의 난 선배나 선생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물어보지 않게 됐고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다. 많은 사람과 만났고 많은 얘기를 나눠봤고, 어느 때보다 많은 글을 쓴 한해가 될 것이다. 나중에 더 자세히 2009년의 후기를 올리도록 하고 지난 날의 감상은 일단 여기서 잠시 멈춘다. 이 블로그에 들렀다 가시는 모든 분들의 연말이 행복하길, 다시 한번 바라본다.

오펀:천사의 비밀 (The Orphan, 2009) - 자움 콜렛-세라
난 좀비물이나 고어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포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이 부분이 여친님의 영화 취향과 정말 다른 부분이라 영화 선택의 큰 애로사항을 겪긴하지만 여친님이 많이 양보해주시기 때문에 종종 공포영화를 봐왔다. 하지만 이 작품은 포스터에서 풍기는 공포감 때문에 한사코 안보시겠다 주장하셨고 결국 혼자보게 됐다. 감상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 정말 괜찮다. 극에 대한 몰입도도 좋고 소재의 차용이 정말 탁월하다. 게다가 이사벨 펄먼이라는 신인 배우의 발견은 향후 헐리웃 감독들의 작품 구상에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바스터즈 (Inglourious Basters, 2009) - 쿠엔틴 타란티노
쿠엔틴 타란티노에게는 흔히 B급이라는 수식어가 일상적으로 뒤따르는데 그가 액션 영화를 제작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이런 현상을 더욱 심해진다. 모든 이가 쿠엔틴 타란티노식의 B급 액션을 기대하고 감독은 그들의 기대에 훌륭히 부응하니 팬과 가장 원활한 소통을 하는 감독 중 하나가 아닌가한다. 일본 문화에 대한 심취로 방대한 양의 오마쥬를 기반으로 제작된 <킬빌>에 반해 <바스터즈>는 굉장히 심플한 구성을 보인다. <바스터즈>는 재기 넘치는 팩션 작품인데 새로운 문제의식이나 전환적인 역사의식 따윈 전혀 필요치 않은 전형적인 B급 액션이다. 친일파,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일부 또라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잠시 말하는데 과거사 청산 문제는 좌-우, 진보-보수의 상관관계 속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좌파던 우파던, 진보성향이건 보수성향이건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이다. 논점을 흐려선 안된다.)

중경삼림 (Chungking Express ,1994)
과제 때문에 다시 본 영화 <중경삼림>. 아마 대학교 1학년 때, 2005년으로 기억된다. 당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밥도 잘 못넘기고 있던 때였는데 이 영화 속에 내가 있더라. 영화는 '어떻게 이별해야 하는가'에 대해 묻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 지나간 사랑을 잊을 것인가'에서는 같은 해답을 내리고 있다. 교육심리학에 역행간섭이라는 개념이 있다. 심리학에서 나온 개념인 역행간섭은 새롭게 학습된 정보가 기존에 갖고 있던 정보를 기억내내는데 방해가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역행간섭 개념이 교육학에 적용되면 과거에 받은 상처는 유사성을 지닌 새로운 정보를 교육시킴으로써 치유할 수 있다는 논지로 전개된다. 사랑도 이와 같아서 사랑으로 인한 상처는 유사한 정보인, 새로운 사랑에 의해서 치유될 수 있다. 이 간단한 공식을 <중경삼림>만큼 잘 그려낸 영화는 내 장담컨대 없을 것이다.

춥다. 드디어 겨울의 한파가 시작된 기분이다. 학교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고드름이 얼어있는걸 보고 오늘은 기필코 일찍 들어오리라 마음 먹었다. 여름이 좋으냐 겨울이 좋으냐 라는 극단적인 질문을 항시 받곤하는데 그럴 때면 마지못해 겨울이 좋다고 대답한다. 차라리 두텁게 입으면 되고 탕에 마시는 소주가 맛있다는 이유를 둘러대곤 하는데 솔직히 겨울은 끔찍하다. 타이핑을 치는 손은 어느새 얼어가고 있다. 시험 다 끝나면 1년간 고생한 내게 삼계탕을 선물해야 겠다. 그때까지 화이팅~
덧) 요새 소녀시대 수영이가 그렇게 끌린다. 우리 소녀들에게 골고루 사랑을 나눠줬으면 좋겠지만 굳이 순위를 나눠보자면 수영 >> 태연 >> 제시카 >>> 그리고 그외 정도 되겠다. 하지만 소녀들아. 오빠는 너희를 골고루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걸 알아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