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비드 게일(The Life Of David Gale , 2003) - 앨런 파커
본지는 꽤 된 영화다. 이렇게 포스팅하는 이유는 오늘 계속해서 위헌 논란이 있던 사형제도가 합헌 판결이 났기 때문이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난 사형제도에 반대한다. 입이 거친탓에 "저런 놈은 죽어야돼" 라는 말을 자주하긴 하지만 전 인류가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범죄자에게도 인권이 있다느니 생명의 고귀함이라느니 원론적인 이야기들을 차치하고서라도 사형제도를 존속시키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사형제도가 공권력이 사회 구성원의 목숨을 박탈한다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충분히 악용될 수 있는 구조다. 물론 사회를 유지하는데 있어 처벌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처벌이라함은 범죄자나 부적응자들의 재사회화를 의미하는 것이지 영구히 사회에서 추방하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니다. 법은 사회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가는데' 전제를 둔 것이지 그 외 상황까지 관할할 수는 없는 것이다.
흔히들 반전 영화로 알려져 있는 <데이비드 게일>은 사형제도의 맹점을 데이비드 게일이란 인물의 삶을 통해 조명하고 있다. 영화는 오해와 실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이 법이란 도구로 타인의 목숨을 빼앗는 행위에 일말의 오해와 실수가 존재할수 없다는 것은 인간들의 지독한 오만이다. 바로 이 점에 대해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 사형제도에 대해 찬성하시는 분들의 의견에도 타당성은 있다. 다만 인간은 늘 실수하는 존재라는 것을 그들이 인지해줬으면 한다.

평행이론 (Parallel Life , 2010) - 권호영
여친님과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본 영화. 공포영화 <어느날 갑자기>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권호영 감독의 작품답게 러닝 타임 내내 공포영화에서나 볼 법한 효과들이 관객을 놀라게 한다. 제법 흥미로운 소재를 잡았으나 영화에 매력적으로 입히는데는 실패한듯 하다. 스릴러 영화를 쓰기에는 감독의 내공이 아직 약하다는 말이다. 물론 공포영화라고 글이 후져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스릴러 영화 자체가 관객과 스크린 속 배우가 함께 사건을 풀어나가는 매력을 지니기 때문에 스릴러 영화의 글이 여타 다른 장르의 영화의 글보다 세밀함과 정교함을 요할수 밖에 없다. 아쉽게도 <평행이론>은 좋은 소재를 좋은 글로 살리지 못했는데 떨어지는 몰입도를 붙잡기 위해 공포영화의 연출법을 덕지덕지 붙여놨고 막판의 반전을 위해 억지로 스토리를 비틀어댔다. 다행히 전체적인 틀이 흔들리진 않았지만 세세한 설정이 약해서 영화가 끝나도 개운한 맛이 없다. 즉, 스릴러다운 맛이 전혀 없는 영화다. 스릴러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각종 고전 공포영화의 오마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공포영화의 소스는 충실히 담고 있다. 공포영화를, 그중에서도 고전의 추억을 느끼고 싶은 분이 있다면 강추다.

캐딜락 레코즈 (Cadillac Records , 2008) - 다넬 마틴
지금이야 추억의 기종인 캐딜락이 최신 기종이던 시절이 있었다. 캐딜락을 몰 수 있느냐를 성공의 기준으로 잡을만큼 캐딜락이 굉장한 차였던 시절이 있었다. <캐딜락 레코즈>는 그 시절을 살아갔던 흑인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무디 워터스에서 하울링 울프, 에타 제임스,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에 이르기까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미국 음악계를 조명하고 있다. <캐딜락 레코즈>는 여느 음악영화가 그러하듯 노래 잘하는 배우들을 대거 섭외해 풍성한 들을거리를 제공한다. 다만 아쉽게도 영화다운 맛은 없다. "이 영화는 실화입니다" 라는 엄숙한 자막으로 시작하는 <캐딜락 레코즈>는 인물간의 갈등구조나 스토리의 전환과 같은 극적 요소를 배제하고 정말 실화를 실화처럼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지루하고 밋밋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블루스에서 로큰롤, 그리고 락으로 이어지는 팝음악계의 계보를 시청각 자료로 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 이상을 기대하고 보지는 말자.
한가지 에피소드를 덧붙이자면, 에타 제임스 역을 맡았던 비욘세 놀즈는 자신이 연기한 생존 인물에게 엄청난 혹평을 들어야 했다. 재미있는건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라 노래를 못해서 혹평을 들은 것. 극중에 비욘세가 에타 제임스의 명곡 At Last 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에타 제임스는 내 노래를 그따위로 밖에 못부르느냐고 혹평을 했다고 한다. 비욘세도 노래 꽤나 하는 가수인데 대선배 가수의 혹평 앞에 어떤 기분이었을까. 선배의 노래를 부른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마지막 대목을 들으니 생각나는건데
답글삭제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같잖게 리메이크를 해도 다 좋다고만 하잖아요 ~_~우리나라에도 저런 가수가 있다면 쉽게 리메이크 못할텐데. 이문세나, 조덕배나..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