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8일 수요일

장자연 리스트

일단 장자연 리스트가 밝혀진다면 많은 이들이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임은 분명하다. 사회가 구성원들에게 내비쳐주는 하나의 사고관, 혹은 세계관은 분명 존재하는데 대한민국에서 여태껏 가장 효과적으로 기능했던 것은 연예계라는 꿈과 환상의 세계일 것이다. 예술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과는 조금 방향이 달라져버린 현재의 연예계와 대중의 관계는 선망을 넘어 우월한 표본으로 작용하고 있는듯 하다. 대중은 연예인들에게 도덕성과 정갈한 품행을 요구한다. 그들은 우리보다 우월한 존재여야 하기 때문에, 우리의 업그레이드된 표본이 되어야 하기에 끊임없이 공인이라는 말도 안되는 꼬리표를 붙여서 괴롭힌다.

 

장자연 리스트는 대중이 꿈꿔왔던 연예계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물론 연예계의 권력과 비리에 대한 많은 이야기거리들이 나왔으나 수면 위로 올라온적은 거의 없었다. 그야말로 뒷담화, 술 안주거리였을 뿐이지 이렇게 노골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사건이 퍼져나간적은 내 기억에 단 한번도 없었다. 얼마전 진중권 교수가 장자연 리스트고 공개하라고 요구했다는데 나 역시 같은 의견이다. 숨길 필요가 없지 않은가. 고인이 남긴 리스트가 어쩌면 거대한 테러조직의 공습과도 같은 역할을 할지 모른다. 그들이 필사적으로 지켜내려는 리스트 속 인물은 누구인지, 썩을만큼 썩어서 이제서야 터져버린 연예계라는 뒷골목의 고름을 치유할 것인지, 아니면 관습이라는 타성에 젖어 그대로 넘길 것인지, 이제 이 문제들은 고인의 선택이 아니다. 장자연 리스트 공개하라.

댓글 4개:

  1. 이제 고인의 선택수준에서 벗어났지. 얼른 공개했으면 좋겠네.

    답글삭제
  2. @띠용 - 2009/03/18 19:09
    이런 일이 생기면 늘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 지독한 순환은 끊이질 않네요.

    답글삭제
  3. 음성적으로 퍼져서 공공연하게 확인되지 않은 루머만 접하는 것보다 이번 기회에 한번 확실하게 건드려보는 걸 지켜보고 싶긴 해요. 의외로 뿌리가 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긴 하지만요;;

    답글삭제
  4. 이미 많이 퍼졌더라구요.



    예전에 연예계 X파일정도는 그냥 쉬쉬하고 넘어갔었는데 이건 더 커보이네요. 사람이 죽을만큼 큰 충격이 있다는게 확실하니깐요.ㅠ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