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2일 목요일

이땅의 미성년들에게

이 나라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굉장히 인색하다. 소파 선생이 어린이날을 그 살기 힘들던 일제 강점기 때 어린이라는 용어와 그들을 위한 날을 만들었다고는하나 아직까지 어린이와 청소년은 세상 물정 모르는 인형같은 존재로 살기를 강요받는다. 미디어가 얼마나 빨리 순환하고, 비록 넘쳐나는 쓰레기더미가 가득한 인터넷이지만 이를 통해 각종 정보를 수집하기 너무나 쉬운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이 땅의 어른들은 그 변화의 추이를 전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초딩 때 어린이 좆선인지 뭔지하는 어린이 신문에서 <슬램덩크>를 어린이들에게 유해한 작품이라고 판정하여 빨간 딱지를 붙였다는 기사가 난적이 있다. 난 아들을 낳던 딸을 낳던 <슬램덩크> 무조건 읽힐거다. 작품 초반에 정대만 패거리와 북산고 농구부원들과의 다툼에서 어린이가 보기에 부적합한 도구로 사람을 때리고 유혈이 낭자한 장면을 묘사했다고해서 <슬램덩크>를 읽히지 않기에는 작품에서 얻을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항상 이런 식이다. 더 큰 것을 보지 못하고 그저 작은 부분 하나만으로 전체를 가리려고 한다. 이런 사고를 갖고 있으니 어린이들, 청소년들에게 보여줘야할 것, 어른이 되기 전에 가르쳐줘야할 것들의 몇 % 나 전할수 있겠나.

 

(영어 알파벳 네 글자로 이루어진 조또 하는 일 없어 뵈는 아줌마들이 모여서 머리 굴려봐야 얼마나 좋은 생각이 나겠나. 지 자식새끼들 사교육 못시켜서 안달난 양반들이 이 땅의 청소년을 보호하겠다고 나대고 있으니 나라 잘 돌아간다.)

 

왜 이런 글을 쓰느냐 하면 모 아이돌 그룹의 일원이 청소년 시절 남자친구와 펜션에 놀러갔다온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각종 더러운 욕지거리들이 웹상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자극적인 이야기거리에 혈안이 되어서 더러운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는 밥버러지들에게 당당히 한마디하자면 니들도 결국 지금까지와 똑같은, 한발자국도 나아기지 못한 '어른'이 될 것이라는 거다. 청소년이고 어른이고 대한민국에서 性은 아직도 음지에서, 조심스럽게 담론화가 되어야할 대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미 청소년들은 어른의 세계에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왔는데 도대체 왜 그들에게 진실을 가르쳐주지 않는가. 작금의 성문화를 문란하다고 말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에도 없다. 까닭은 어른들이 그런 문화를 조성했고 전혀 위기 의식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청소년들은 성관계를 지양하고 그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안될 것도 없는 것이 그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시기를 지나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20세기 때야 숨기고 가려서 모르게 만들면 해결되는 일이었다지만 21세기 들어서 너무나 급격하게 시대가 변해버렸다. 이제 그들에게 무엇이 진실인지 가르쳐줘야할 때다. 귀찮고 민망하더라도, 시간과 돈이 많이 들더라도 붙잡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가르쳐야 한다. 소중한 첫경험에 큰 후회가 남지 않게끔, 서로를 위하며 사랑할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것과 그에 따른 책임감이 무엇인지 자세히 가르쳐야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슬로건이 전국민에게 힘을 주고 있는 이때, 청소년들을 전혀 다른 세상의 존재로 인식하는건 너무나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까.

 

 

 

댓글 8개:

  1. 참 복잡한 문제에요..

    전 제 생각조차 정리를 못하겠어요..;;

    답글삭제
  2. 참 뭐라 말할 수 없는 문제지 뭐.

    답글삭제
  3. 성에 대해선 쉬쉬하는게 사실이죠.



    그래도 청소년의 혼숙은 좋지 않게 보이네요.

    답글삭제
  4. @퍼블 - 2009/02/12 20:46
    어려운 문제죠. 공론화해서 생각해본적 조차 별로 없으니..

    답글삭제
  5. @띠용 - 2009/02/12 21:55
    하지만 분명 해결해야할 문제구요.

    답글삭제
  6. @Blueshine - 2009/02/13 00:06
    전 혼숙 자체보다 외박의 문제라고 봐요. 청소년이라면 부모의 동의를 받는게 옳다, 혹은 성인들도 불가피한 상황 이외에는 외박보다는 잠은 집에서 자야한다는 동일한 잣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답글삭제
  7. 비밀 댓글 입니다.

    답글삭제
  8. 이건 사생활 문제라고 생각해요. 청소년 혼숙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인터넷을 뒤져서 배포하고 마녀사냥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찾아내서 단죄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 걸까요?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