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8일 화요일

근래에 본 영화

고사:피의 중간고사(Death Bell, 2008) - 창감독

 

극전개의 개연성이나 논리 등을 과감히 버리는 무뇌한 진행과 티켓 파워를 위해 연기를 하고 있다고 봐주기에도 낯뜨거운 배우를 캐스팅하는 무신경함, 그리고 반전만 잘 짜면 극 전체의 허접함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방짐까지 전형적인 3류 공포영화가 갖춰야할 조건을 모두 갖췄다. 한국 코메디 영화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그에비해 한국 공포영화는 2007년 개봉한 <기담> 이후 그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한국 공포 영화의 특징이라면 인과관계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비상식적이고 초이성적인 소재와 설정에 상당부분 기대는 공포영화의 특성상 뚜렷한 인과관계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한국 공포영화는 이 점을 중요시한다. 괴기스럽게 시작해서 애절하게 끝난다는 것이다.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검은 물 밑에서>나 봉만대 감독의 <신데렐라>를 떠올리면 적절할거 같다. 하지만 이런 서정적이고 애절한 마무리도 전체적인 극의 흐름을 깨서는 안된다. 새로운 호러퀸의 탄생이라는 같잖은 기사 한줄 쓰기 위해 캐스팅한 대사처리도 제대로 못하는 배우와 그저 자극적인 장면 하나라도 넣기 위한 억지 설정 등은 오히려 영화의 대미를 망친다. 공포영화의 주는 공포지만 그 존재 이유 자체는 영화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쌍화점(2008), 유하

 

여기저기서 혹평을 들었던 것보다는 괜찮았다. 왜그렇게 과도한 정사씬을 넣었는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다. 격정적인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어설픈 체위와 민망한 허리 놀림 밖에 없었을까. <상화점>은 사랑에 관한, 그것도 아주 지독하고 잔인한 면을 지닌 사랑에 관한 영화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사랑의 단면들이 제법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고려가요인 쌍화점이나 가시리에 음을 붙인 시도도 색다른 호기심을 자극했고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옷은 참 곱더라. 자극적인 노출과 정사씬 때문에 오히려 집중적으로 묘사되었어야할 인물들의 심리상태가 가려졌다는 느낌도 든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주인공 셋의 삼각형 구도는 좀 더 다양한 장소, 다양한 상황에서 그려질 필요가 있었다. 왜냐구? 그래야 포르노와 차별성을 지니니까. 포르노와 영화의 가장 큰 차이는 인물들의 감정이 섹스를 통해 변하느냐 아니면 감정의 변화를 통해 섹스를 하게 되느냐거든. 아, 그리고 조인성씨는... 이제 사극 안하는게 좋겠어요.

댓글 4개:

  1. 우리나라 귀신영화들을 보면

    대부분 동기나 복수등에 초점이 맞춰지더군요



    저는 가끔 죽이는데 아무 이유없는 미국판 사이코 물이 우리나라에도 좀 제작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추격자'는 신선했죠 (쿨럭) ㅡㅡ

    답글삭제
  2. @김민영 - 2009/08/22 15:42
    전부 사연있는 귀신들이죠 ㅎㅎ 우리 민담이나 설화, 전설 등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귀신들도 마찬가지고요. 그 전통이 이어져오는거 같습니다~

    답글삭제
  3. trackback from: 쌍화점이 만두가게는 아니라네
    엊그제 VOD로 본 "쌍화점" 원나라의 압력이 거세었던 고려말의 왕궁, 금기의 사랑과 역사의 광풍앞에 놓인 세 주인공의 운명~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쌍화점"이 과연 무슨 뜻인가 궁금해졌다. 몇가지 모범답안과 같은 것들 속에서 발견한 주옥같은 글 하나~ 오히려 이 글이 영화보다 더 재밌네. http://blog.hani.co.kr/dksvmfh/36722

    답글삭제
  4. 어 저도 고사 오늘 봤는데 크크크

    개인적으로 남규리의 연기는 처음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싶었는데(이뻐서 그런지는 몰라도 말이죠 크크크)마지막이 모든걸 말아먹더군요. 뭐 이놈의 교육현실을 통해서 돈벌이를 하려는 새키들은 1995년 핫부터 시작해서 별의별 방식으로 많긴 많았지만 제 눈을 사로 잡는건 오히려 자극적인 살해방법과 남규리가 귀엽다는것 말고는 없더군요.



    쌍화점..전 괜찮게 봤는데..물론 부대에서 말이죠 크크

    요새 OCN은 정신이 나갔는지 오후 12시에도 저걸 틀어주더군요. 덕택에 일 잘하고 와서 조인성 거세당하는거 재미있게 봤네요. 그것도 2번씩이나. 크크크

    답글삭제